안드레아스 "프라이버시 기능 못 갖춘 비트코인? 미래 어둡다"
안드레아스 "프라이버시 기능 못 갖춘 비트코인? 미래 어둡다"
  • 김동환 기자
  • 승인 2019.04.12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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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인터뷰 ①] '마스터링 비트코인' 저자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

비트코인은 앞으로도 계속 '대표 암호화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마스터링 비트코인>의 저자인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는 "익명성(privacy)을 보호해줄 수있는 수단을 도입하지 못한다면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둡다"고 지적했다. 

안토노풀로스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비트코인 전문가다. 그는 지난 4일 <몬스터랩>과의 창간 인터뷰에서 "특히 레이어1(주 체인)에 익명성 기능을 도입하는게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비트코인의 (기술적) 개선점"이라고 말했다.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설계에는 정부, 국가 등의 중앙화된 통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지갑 주소만 알면 금융 거래가 가능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문제는 거래의 기록들이 누구나 들여다볼수 있는 형태로 블록체인에 쌓인다는 점이다. 대형 정보기관이 이 기록들에서 거래 패턴들을 분석하면 누가 얼만큼의 비트코인을 주고받는지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갑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정부가 알게되는 순간, 중앙집중식 통제는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미국 등 정보 역량이 뛰어난 국가들은 실제로 이런 시도들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은 이란 해커들로 추정되는 두 개의 비트코인 주소를 공개했다. 12월에는 미 국토안보부가 모네로, 지캐시 등 익명성이 강화된 암호화폐를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안토노풀로스는 인터뷰에서 이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공격인만큼, 익명성을 확실하게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총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도 도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에 가장 먼저 적용될 것 같은 기술로는 '슈노어 시그니처', 'Merklized abstract syntax trees', 'Taproot', 'Graftroot' 등을 꼽았다. 그는 "영지식 증명의 방식으로 전송 내용을 암호화시키는 기술들이 다음 세대의 비트코인을 만들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비트코인 ETF, 암호화폐 현물청산 거래소, 라이트닝 네트워크, 이더리움 2.0 등의 소재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밝혔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을 정리한 내용이다. 편집을 거치지 않은 안토노풀로스의 대답은 다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당신은 지난 2017년 시카고 상업거래소(Chicago Mercantile Exchange)의 비트코인 선물 시장 도입은 옹호했지만 최근의 비트코인 ETF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선물시장에 대해 뭐라고 말한 게 아니라 그들이 선물 상품을 내놓는데 필요한 비트코인 인덱스를 만들어줬을 뿐이다. 딱히 옹호한적이 없다. 비트코인 ETF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인데, 내가 싫어하든 어쨌든 사람들은 그걸 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암호화폐 관리를 스스로 하지 않고 남에게 맡기는 이런 모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 백트(Bakkt)나 이리스 익스체인지(ErisX) 처럼 단순 계약이 아니라 현물 청산을 시행하는 거래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결국 그런 거래소 역시 본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키를 소유하는 커스티디안 체계를 사용한다. 암호화폐는 당신이 직접 소유하는 자산이지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보관하는 자산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 얼마 전 비트코인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레이어 2에서의 해결책(solution)과 익명성(privacy) 확보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이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레이어 2 해결책에는 어떤 게 있나.

"요즘 '플라즈마', '라이덴' 등 이더리움 기반의 레이어 2 해결방안이 흥미로워서 공부하는 중이다. 이들은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아주 유사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사실 이 둘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레이어 2 해결방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레이어 2에서의 시도들은 시간이 지나면 서로 다른 암호화폐를 연결하는 역할까지 나아가게 될 것이다."

-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비트코인의 실생활 적용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나. 최근 라이트닝 채널에 쌓인 비트코인이 1000개가 넘었는데, 우리는 개인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비트코인이 라이트닝 채널에 쌓이게 되면, 소매 수준의 일상 결제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내 가게에서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미래의 일이라기 보다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만들어진 목적에 따라서 잘 작동하고 있다."

- 비트코인은 익명성을 갖고 있는 프로토콜로 여겨졌지만 최근 가명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익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비트코인은 익명성을 가진 적이 없고, 느슨한 형태의 가명성만 갖고 있었다. 비트코인이 가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1 레이어에서 충분하지 못한 프라이버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레이어1에서 더 많은 익명성을 확보하는 게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게 안된다면 비트코인은 공격받게 될 것이다."


- 익명성에 대해서 jkp, 링시그니쳐, 밈블윔블 등 다양한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이 나와 있다. 어떤게 적용될 거라고 생각하나.
"비트코인에는 '슈노어 시그니쳐', 'Merklized abstract syntax trees', 'Taproot', 'Graftroot'와 같은 기술들이 적절히 섞여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영지식 증명 방식으로 전송되는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기술들이 다음 세대의 기술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2.0에서 레이어 2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집중하지만, 비탈릭은 레이어 1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퍼블릭 체인은 레이어 1에서 프라이버시를 도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비트코인도 이걸 못한다면 그 미래가 어둡다고 본다."

- 비트코인 등 탈중앙화를 이뤄주는 기술과 그 생태계를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완전한 자유'에 대한 열망이 큰것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중앙화된 정부나 은행 서비스가 더 편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 당신이 당신 국가의 정부와 은행을 믿을 수 있다면, 그건 매우 축하할 일이다. 그 얘기는 당신이 인류의 15%에 해당한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후진국의 시민들은 그런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위한 솔루션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 그렇다면 남미나 아프리카, 동남아같은 국가들에서 암호화폐가 대중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는 건가. 
"단순히 경제력이 떨어지는 국가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없이 중국을 보면 된다. 중국은 최신 기술들을 활용해 국민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고 중국 사람들의 자유는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이런 국가에서 암호화폐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 안전성(Safety)과 생기성(Liveness)의 측면에서,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와 퍼블릭 블록체인을 비교한다면?
"암호화폐의 합의 알고리즘을 논할때는 다음의 네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①누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 ②어떤 비용으로 
③누가 과거를 바꿀 수 있는가? ④어떤 비용으로 
모든 컨센서스 알고리즘은 이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분류 할수 있는데, 누가 어떤 비용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측면에서 지분증명방식(PoS)과 다수결 방식(PBFT), 작업증명방식(PoW)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누가 어떤 비용으로 과거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해 얘기를 해보면 얘기가 크게 달라진다. 
만약 PBFT나 PoS의 경우, 참여자 100%가 동의를 하거나 힘을 합친다면 그들은 추가적인 비용없이 과거의 합의를 바꿀 수 있다. 반면 PoW에서는 채굴자 100%의 합의가 있어도 특정한 비용이 들어가고, 오래된 과거의 내용을 바꿀수록 그 비용이 커지게 된다. 이런 부분들이 근본적인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세계 경제는 중앙화된 발권시스템을 보유한 미국과 같은 국가의 양적완화 조치에 기대어 지탱되고 있다. 탈중앙화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글로벌 단위의 공황이나 신용 경색같은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신의 의견은?
'그건 중앙화된 조정이 글로벌 위기를 해결한다는 가정하에 성립하는 관점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글로벌 위기가 벌어지는 이유로 그 이전에 있었던 중앙화된 조정을 지목하고 있다. 사실 경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인 셈이다. 미국의 양적완화를 보자. 이건 어떤 사람에게 코카인을 먹여가면서 계속 깨어있게 만드는 상황과 비슷하다. 코카인 섭취가 만성화되면 점점 더 많은 양의 코카인이 필요해지는데, 미국 경제같은 혼수상태 상황은 각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극이 거의 조 달러 단위에 달한다. 이러면 사실상 경제는 거의 죽게 된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코카인 주는 것을 멈추면, 심장도 멈추게 된다. 


중앙은행에 의해 조절되는 경제 체제의 문제점은 결론적으로 비즈니스 사이클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들은 더 이상 자본주의를 경험하지 않는데, 수정 사회주의의 형태를 따라 이윤이 발생하면 그들이 갖고, 손실이 나면 우리가 대신 갚아주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대기업들은 리스크가 없는 셈입니다. 이건 자본주의라고 하기 어렵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서 우리가 지금 인지하는 상황이 만들어져 있고 나는 우리가 경제 체제를 비트코인과 같은 알고리즘화된 화폐들로 돌렸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 즉흥적인 질문이다. 사실 우리가 오전에 필 짐머만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암호학계의 인사들이 '크립토(crypto)'를 암호학 외에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 나는 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엄청 간단한 일이다. 언어를 소유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가령 수영장 관리인에게 크립토가 뭔지 물어보면 그들은 수영장에 충분한 염소를 넣지 않으면 감염될 수 있는 기생충인 크립토스포리듐에 대해서 얘기 할 것이다. 반대로 암호학자들이나 나에게 크립토가 뭐냐고 물어보면 그게 크립토스포리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크립토는 그리스어 접두사인데, '비밀'이나 '숨겨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접두사는 20~30개의 과학적인 용어에 사용되고 있고, 뒷부분을 제외한 접두사만 놓고 보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다.  짐머만이 언어의 새로운 독재자가 되고 싶다면 뭐 그거대로 좋은 일이지만 제가 그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 물론 나는 그가 천재라고 생각하고 매우 존경하지만, 크립토에 대한 그의 의견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 탈 중앙화 경제(deconomy, decentralized economy) 혹은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 de fi) 같은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그런 단어에 대한 정의는 없는 것 같다. 지금은 그냥 유행어(buzz word)정도로 본다. 모두가 열광하지만 정작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그냥 마케팅 수단이 아닐까. 
요즘 얘기되는 블록체인도 사실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한다’는 의미인 경우가 많다. 향후 일년 동안에 de fi는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한다‘ 라는 뜻이 되지 않을까. 아마도 사람들은 포장이 모두 스마트컨트랙트로 이루어지는 ‘defi 감자칩’을 만들지도 모른다.
그게 왜 안되겠나.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람들은 그런 단어로 더 많은 돈을 모으고 관심을 받기 위해 사용한다. 탈중앙화 경제를 이루고자 하는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실존하기는 하지만 그 단어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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