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당당하게 쓰게끔 해주는 암호화폐 만든다"
"내 돈 당당하게 쓰게끔 해주는 암호화폐 만든다"
  • 김동환 기자
  • 승인 2019.04.21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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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인터뷰 ③] 알렉산더 째덜슨(Alexander Zaidelson) 빔(Beam) 대표
밈블윔블(MimbleWimble) 프로토콜 사용...사용자 개인정보 보호하면서 확장성 문제도 해결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암호화폐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제2회 분산경제포럼(Deconomy 2019)'의 숨겨진 주제는 익명성(privacy)이었다. '암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 짐머만(Phil Zimmermann)은 기조연설에서 익명성 확보의 중요함을 역설했고,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2.0의 막바지 작업에 익명성 강화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지캐시의 창시자인 주코 윌콕스도 같은 주제로 연단에 섰다.   

왜 갑자기 업계에 익명성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일까. 몬스터랩은 이 질문에 대한 자세한 답을 듣기 위해 지난 4일 암호화폐 프로젝트 빔(BEAM)의 대표인 알렉산더 째덜슨(Alexander Zaidelson)을 만났다. 빔은 요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익명성 프로토콜 '밈블윔블(MinbleWimble)'을 탑재한 암호화폐다. 

알렉산더 째덜슨(Alexander Zaidelson) 빔(Beam) 대표

밈블윔블은 조앤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혓바닥꼬기' 저주 주문의 이름이다. 이 마법에 걸리면 특정한 정보를 발설하려 혀가 꼬여 말을 할수 없게 된다. 

작명에서 알 수 있듯 밈블윔블 프로토콜의 가장 큰 특징은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해 내가 공개하고 싶은 정보만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이 알면 곤란한 정보들은 숨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블록 크기도 줄어든다. 밈블윔블에서 째덜슨은 "비트코인의 절반 이하로 블록 크기를 줄이면서 거래 관련 내용을 비공개 처리할 수 있다는게 이 프로토콜의 장점"이라면서 "익명성 문제와 확장성 문제를 한번에 해결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익명성 암호화폐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올해 초 라이트코인(LTC) 가격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월 7일에는 라이트코인 창시자인 찰리 리가 라이트코인에 뮘블윔블 프로토콜 도입을 고려중이라고 밝히자 하루만에 코인 가격이 13% 급등했다. 

째덜슨은 "내 자산과 정보는 내가 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빔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을 편집한 것이다. 편집되지 않은 17분 분량의 영상 인터뷰를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 빔(BEAM) 프로젝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빔은 밈블윔블(MinbleWimble) 프로토콜을 활용해서 만든 익명성 암호화폐다. 개발에는 C++을 썼고, 9개월 정도 작업해서 지난 1월 3일에 메인넷이 나왔다. 작업증명방식(PoW) 기반의 강력한 익명성(privacy) 보장 기능을 갖춘 탈중앙화 암호화폐라고 보시면 되겠다. 

- 최근 암호화폐 익명성 강화와 관련해 밈블윔블 프로콜이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비트코인은 PoW 기반의, 누구나 참여 가능한 화폐다. 이 안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누구도 막을 수 없는게 특징인데, 내역이 투명하게 확인되기 때문에 익명성 보호가 안 된다. 비트코인 말고도 많은 암호화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문제는 이러면 사용자의 금융적 기밀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면서 익명성을 가질 수 있는 지캐시나 모네로 같은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들은 또 확장성의 문제에 부딪혔다. 밈블윔블은 이 확장성 문제까지 해결한 프로토콜이 되겠다. 

- 어떻게 해결한건가. 방법이 궁금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다수의 암호화폐들은 거래 내역을 블록에 다 나열해두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밈블윔블은 거래 내역을 모두 저장해두지 않고 직전 거래 내역이 진실한 것인지 판단하는데 필요한 내용들만 저장한다. 그래서 상당히 가벼운 블록체인 구현이 가능하다. 대략 비트코인의 절반, 심하게는 10% 정도로 블록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암호화폐 익명성과 확장성을 한번에 해결한 첫 사례다."

- 왜 익명성을 지켜주는 콘셉트의 암호화폐를 만들었나. 
"우리는 인간이 익명성을 가져야만 자주적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숨기고 싶은 건 숨기고, 밝히고 싶은 건 밝힐 수 있어야 어디서든 당당할 수 있다. 완벽한 자주권을 갖기 위해서는 당신이 소유한 자산 뿐만 아니라 당신의 정보도 독점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비트코인은 중앙화 기관 없이도 내 돈을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지만 지금의 문제는 그걸 다른사람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 자산과 정보를 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끔 해주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 비트코인으로는 안 되나.
"안 된다. 당신이 내게 비트코인을 보내거나, 내가 당신에게 비트코인을 보내면 우리는 일단 해당 주소의 소유자들이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지 않나. 거래에 사용했던 지갑은 당연히 그 사람들의 소유일 것이다. 여기에 빅데이터와 대규모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그 사람의 거래 패턴이나 집주소 등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지갑을 계속해서 추적하면 누가 누군지 알게 되고, 결국 모든 거래 내역이 투명해지게 된다." 

- 금전 거래 내역을 숨길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다만 단순히 모든걸 숨기게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필요할때는 선택적으로 밝힐 수 있는 시스템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가령 당신이 알려주고 싶은 사람에게만 내 비밀을 알려주는 그런 비밀 암호화 기능을 생각하면 된다. 이것이 빔 프로젝트가 갖고 있는 비전이다.  

- 요즘 익명성 강화 프로토콜이나 관련 프로젝트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중앙 정부나 금융기관에 반하는게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정부는 금융이나 결제 시장에 어느 정도의 통제권을 갖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익명성 강화 암호화폐에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계속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고, 이런 흐름 자체를 막거나 거부할수는 없을거라고 본다. 그래서 생각이 깊은 정부들은 이러한 익명성 강화 암호화폐와 어떤 식으로 협업을 할지에 대해 고민할 거라고 생각한다. 
 
- 어떤 협업이 가능한가.
"빔은 암호화 기능이 선택적이다. 기본적으로 익명성을 갖지만 특정한 경우(세금납부 등)에는 거래내역 공유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나는 빔이 정부나 금융기관에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한다. 

- 빔은 작업증명(PoW)이라는 협의 알고리즘을 쓰고 있다. 태생적으로 확장성에 약점을 가진 방식인데 실생활에 사용할 정도의 TPS(Transaction Per Second)가 나올까. 
"PoW는 느리다. 다만 지금까지 제대로 작동한다는것을 증명한, 유일한 협의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빔에 PoW를 도입했지만 더 나은 방식이 나온다면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장의 확장성과 관련해서는, 빔이 '레이어 2(Layer2)'에서의 해결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라이트닝 네트워크도 도입할 예정이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연합 사이드체인을 도입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현재 빔 네트워크의 TPS는 17정도다. 아직 비자나 마스터카드 정도의 효율은 아니지만 '레이어2'를 통해 해결할 것이다.

-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에 밈블윔블이 도입 될 가능성이 있나.
"도입이 된다면 사이드체인 수준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라이트코인이 밈블윔블 프로토콜을 extension block단에 도입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우선은 이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려고 하고 있다. 비트코인 주 체인에 밈블윔블을 넣는게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아직 모르겠다. 

- 최근 지캐시(ZChsh, ZEC)의 파운더 주코 윌콕스는 밈블윔블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가 뭐라고 했는지 잘 모른다.(웃음) 지금의 밈블윔블이 한계점이 있긴 하다. 우선 첫번째는 거래 당사자들의 지갑이 모두 온라인 상태여야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쪽이 오프라인인 상황에서 다른 쪽이 일방적으로 돈을 보낼수가 없다.
그래서 빔에서는 이런 점을 개선하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한국의 암호화폐 유저들과 몬스터랩 독자들에게 남길 말이 있다면?
"한국에 처음 왔는데 이 곳과 사람들이 좋아졌다. 나는 한국이 세상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시장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상하고 있다. 트레이딩과 거래소 등에 집중하고, 개발자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앞으로 한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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